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우리나라의 고가 수입차 판매가 주요국보다 많다.

실제 장기화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3억원을 호가하는 포르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한국 진출 19년 만이다.

이는 BMW가 메르세데스-벤츠가 각각 한국 진출 22년, 23년만인 2010년 1만대 판매를 돌파한 것보다 빠른 것으로, 지난해 포르쉐 판매는 전년보다 포르쉐 26.7%(8963대→1만1355대)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는  4.4%(28만3435대→27만1034대) 하락했다.

이로 인해 고가 차량을 판매하는 해외 완성차 업체의 대표가 방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만큼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사실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 시장에서 통한다’는 말이 세계 자동차 업계 정설로 자리한 지 오래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국내 소비 행태도 이 같은 고가 차량 판매를 부추기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법인 차량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하고 있어서이기도 하다. 그동안 고가의 수입차는 주로 법인 차량이었다. 차량 가격 2억원을 넘는 수입차의 80% 이상이 법인 차량이라는 게 업계 통계다.

법인으로 자동차를 구매할 경우 각종 세제 혜택을 비롯해 운영비 등을 법인 비용으로 처리하면서 각종 수혜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매 정부가 법인 차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고 했으나, 어느 정부도 규제를 강화한 적이 없는 점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 정부가 각성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법인 차량 규제를 위해 연두색 번호판을 도입하기로 하고, 현재 법규 등을 손질하고 있다. 9월부터 이를 시행하겠다는 게 국토교통부 계획이다.

이로 인해 고가의 수입차에 관한 법인 구매량이 최근 2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연두색 번호판이 부담이라, 법인이 서둘러 구매해서다.

차량 가격이 1억원 중반대에서 3억원을 넘는 포르쉐 파나메라4와 4S(하얀색)가 서울 강남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팩트인뉴스]
차량 가격이 1억원 중반대에서 3억원을 넘는 포르쉐 파나메라4와 4S(하얀색)가 서울 강남 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진=팩트인뉴스]

게다가 정부가 8000만원을 이상인 법인 차량에만 연두색 번호판을 적용할 방침이라, 업계 1, 2위인 BMW와 벤츠가 고민에 빠졌다.

이번 정부 정책으로 기업 인지도를 높이는 고급 차량 판매가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물론, 1억원을 호가하는 현대차 제네시스 G90도 판매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연두색 번호판은 주홍글씨가 될 수도, 특권층 상징하는 새로운 표상도 될 수 있다. 내년 1월 시행에 따른 부정적, 긍정적 면은 두고 볼 일이지만, 앞으로 고가의 수입차 판매가 급감한다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고가 수입차에 대한 정부 규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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