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 되돌아봐야

[팩트인뉴스=박예림 기자]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는 러시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전에서 한국 선수들을 제치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빙상연맹 파벌문제로 인해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동메달을 선사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띄고 있다.


지난 13일 박근혜 대통령은 “안현수 선수의 문제가 파벌주의, 줄세우기, 심판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현수는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내며 한국 쇼트트랙계의 천재로 불리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후배들과의 치열한 경쟁과 소속팀 해체라는 시련과 더불어 파벌문제라는 부조리한 상황으로 인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2011년 12월 러시아로 귀화했다.


천재라고 불릴 만큼 쇼트트랙에 있어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안현수는 15살 때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부터 올림픽 무대에 참가했다. 또 쇼트트랙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올림픽에서 전 종목 시상대에 오른 선수기도 하다.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19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쾌거를 이뤘다. 쇼트트랙이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양궁(19개)과 함께 국제무대를 휩쓸면서 자연스럽게 선수층도 두꺼워지고, 매년 새로운 선수가 배출되는 선순환이 반복됐다.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만큼 대표팀 선발전은 더욱 경쟁률이 치열해졌다. 선발전의 좁은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선수들끼리 편이 갈리며 파벌문제가 극성을 부리게 됐다.


최근 안현수가 러시아 국가대표로서 높은 기량을 과시하자 이러한 빙상연맹의 파벌문제가 다시 대두됐다.


2010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남자 대표팀에서 코치가 특정 선수의 출전을 강압적으로 막았다는 진정이 제기됐다. 조사 결과 2009년 대표선발전에서 일부 선수들의 ‘짬짜미’(짜고 쳐 이익을 나누는 것)에 나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빙상연맹은 사태 수습을 이유로 대표선발전을 9월로 미뤘으나 그해 5월 기초군사훈련을 받기로 했던 안현수로서는 일정이 틀어지며 2년 연속 대표팀 복귀에 좌절을 맛보았다. 더불어 소속팀인 성남시청이 문을 닫아 해체되며 갈 곳을 잃게 됐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2011년 1월 안현수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쇼트트랙 종목을 키우려는 러시아 빙상연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게 됐고 결국 안현수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러시아 진출을 따랐다. 또한 러시아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귀화를 선택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빙상연맹에 대해 누리꾼들은 “빙상연맹, 진짜 정신 차려야함” “빙상연맹, 어제 계주 경기 보는데 빙상연맹 욕 안 할 수가 없더라” “빙상연맹, 대통령까지 나섰으면 뭔가 조치를 내려야 하는거 아니야?” 등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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