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성 고용률 증가 위한 시간제 근로 장려 정책도 영향 미쳐

[팩트인뉴스=박길재 기자]주당 근로시간이 18시간이 되지 않는 초단시간 근로자가 12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임시·일용직인 이들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크게 증가했다.


23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주당 1~17시간을 일한 근로자 수는 지난해 1177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고치 기록으로 하루 평균 2~3시간 일하는 파트타임 근로자나 주당 이틀 정도만 근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1~2월 초단시간 근로자는 1208000명으로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근로자는 4대 보험과 무기계약 전환 등 법적 보호로부터 벗어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단시간 근로자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1997년만해도 339000(2.4%)에 불과했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에는 1년 새 38.6%가 늘어난 47만명으로 불어났다. 1999년에도 21.7%(572000) 증가했다. 이후 증가세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에 다시 13.3%(963000) 늘어났다.
여기에 기업들이 임시직과 일용직 등 비정규직 채용을 늘리면서 2010년 초단시간 근로자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만 33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같은 단시간 근로자의 증가는 임시·일용직을 늘리는 고용시장 상황을 반영하지만, 다른 측면에선 근로 형태가 다양해지고 선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여성 고용률 상승을 위해 시간제 근로를 장려하는 정부 정책이 단시간 근로자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초단시간 근로자 중 여성은 742000(63%)으로 남성(435000)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정규직과 차별 없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정부 의도와 달리 시간제 일자리의 질이 계속해서 나빠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윤정혜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시간제 일자리는 양질의 정규직 형태보다는 임시·일용직에서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특히, 고령층 취업자가 증가하면서 늘어난 단시간 일자리는 질이 좋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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