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정다운 기자]이미 기나긴 시간 노사 간 갈등이 지속돼온 현대중공업이지만 여전히 탈출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사측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내놓은 ‘분사’ 정책에 대한 노조 측의 불만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현대중공업, “분사는 미래 위한 필수 선택”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전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부분파업을 강행했다.


이날 조합원들은 ‘2016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타결과 분사 즉각 철회 등을 사측에 촉구하며 반발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구조조정 방안에 반대하며 이미 17차례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4개 회사로의 인적분할을 내용으로 하는 안건을 상정·의결할 예정이다. 안건이 가결될 경우 오는 4월 1일 분사가 시행된다.


현대중공업의 ‘분사’ 방안에 따르면 ▲조선·해양·엔진(존속법인 현대중공업) ▲전기전자(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 ▲건설장비(현대건설기계) ▲로봇(현대로보틱스) 등 4개 부문 회사로 나누고, 특히 태양광발전사업(현대그린에너지)부문과 선박사후관리부분(글로벌서비스)는 각각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과 신설법인 중 하나인 현대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 같은 방침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이날 사내소식지를 통해 “조선업이 불황에 접어들면서 조선업이 더 이상 비(非)조선을 지켜주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사업 분리는 미래를 위한 필수 선택이자 다 같이 살기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남들이 혁신을 외치고, 스마트 공장을 추구할 때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등 비(非)조선 사업 부문들은 세계 1등도 아닌데 현대중공업 울타리 안에서 ‘세계 1등’이란 구호만 외치고 있었다”고 분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노조 측, ‘릴레이 파업’ 예고…“지난 15일 이어 22·23·24·27일 계획”


하지만 지난해 11월 분사 계획 발표 당시부터 극렬히 반대해온 노조 측은 여전히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노조는 15일 부분파업에 이어 22일 4시간 부분파업을, 23, 24, 27일엔 전면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노조 집행부는 1만4000여 명에 달하는 현대중공업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동참을 독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사측의 분사 방침에 대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꼼수’로 규정하고 있는 가운데, 사측은 현대중공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되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게 돼 결과적으로 경영 불안정 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임단협과 관련해서도 현대중공업 노사 간 충돌한 이해관계는 고착 상태에 빠졌다. 이는 사측이 금속노조 개입을 인정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 임단협은 지난달 23일(74차)부터 최근인 지난 13일(79차)까지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회사 측은 지난 73차 협상에서 올 연말까지 고용보장을 전제로 1년 간 전 임직원의 기본급 20% 반납, 고정연장수당 폐지에 따른 임금조정 10만원, 임금 12만3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성과급 230% 지급, 노사화합격려금 100%+150만원 지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방안을 노조에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 측은 1년이 아닌 2018년도까지 고용보장을 요구하는 한편, 기본금 20% 삭감 부분 역시 반발했다. 이외에도 분사 업체로 전직을 거부하는 근로자의 경우 기존 직무와 유사한 자리 배치, 분사한 회사 조합원의 현대중공업 노조 소속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팩트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