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이지현 기자]지난 20일 STX조선해양 창원 조선소에서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 4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가운데, 날이 갈수록 심화되는 조선업계 ‘안전불감증’에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 정부와 경찰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에 돌입했다.


고용노동부·해경, 사고 원인 등 경위 집중 조사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37분께 경남 창원 소재 STX조선해양 4도크에서 건조 중이던 석유운반선의 잔유보관(RO) 탱크 내부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당시 탱크 안에서 도장 작업 중이던 STX조선해양 협력업체 근로자 4명이 사망했다. 사망한 4명의 노동자들은 휴일임에도 출근, 공기를 맞추기 위해 막바지 공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찰은 작업 중 발생한 전기 스파크로 인한 폭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감식을 진행 중이다. 해경은 이날 오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등과 수사본부를 꾸려 합동 감식에 들어간 상태다.


이와 별개로 고용노동부는 이날부터 2주 간 STX조선해양에 대한 안전보건 특별감독을 실시한다. 이번 특별감독은 부산고용노동청이 주관해 산업안전감독관과 안전보건공단 전문가 등 총 18명의 인력이 동원돼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여부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이에 따라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즉시 사법 처리하는 한편, 과태료 부과 등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폭발 사고가 난 장소는 선박 갑판으로부터 깊이 12m, 가로 3m*세로 5m의 17여㎡ 공간으로, 작업장의 경우 원형 입구 지름 1m가량의 1명씩 오르내릴 수 있는 밀폐된 구조를 갖췄다.


이들 4명은 결국 이처럼 비좁은 탱크 내를 벗어나지 못한 채 결국 숨졌다. 특히 사망자 전원 하청업체 직원들로, 이들은 사고 당시 업계에서 ‘위험의 외주화 공정’으로 악명 높은 도장 공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삼성중공업 사고 이은 악재…STX조선해양, 안전관리 ‘실종’(?)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 이미 만연한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발생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원청 책임을 강화하는 등의 방안을 담은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한 지 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참사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앞선 사고 당시 노동자 6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크게 다쳤으며 이번 사고 역시 사망자가 4명에 달한다.


앞선 사고와 마찬가지로 업계 일각에선 인도시점이 임박한 사측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협력업체 노동자들을 투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또 다시 제기됐다.


실제 STX조선해양은 이번 폭발 사고가 발생한 석유운반선(7만4000t급)을 건조 중인 상태로, 그리스 선박회사에 10월 인도 예정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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