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전문가 초청 설명회…"확진자수보다 중환자수 예측이 중요"
"거리두기 재도입? 오미크론 등장 이후 효과 한정적"
"중증화율·치명률 줄이는 데 4차 접종 틀림없이 기여"

지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지난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팩트인뉴스=박숙자 기자] 여름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의 정점 규모가 기존 전망치인 하루 최대 30만명대보다 적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28일 감염내과 전문의인 백경란 청장 주재로 이날 코로나19 전문가 초청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는 코로나19 재유행 관련 국민의 궁금증을 질병청 콜센터나 국민소통단 등을 통해 수렴해 전문가들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전문가로는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인 김남중 서울대 교수와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가 초청됐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여러 근거를 종합했을 때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평균 30만명 정도까지는 도달하기 조금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전문가들이 2∼3주 전에 예측했던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까운 예측이었는데, 지금은 정보의 확실성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유행 규모가 예측보다 조금 감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유행 규모가 예상보다 감소할 수 있는 근거에 대해 ▲ 4차접종 참여가 예상보다 높아 감염자 수 감소에 도움이 되고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BA.2.75 변이의 전파력이 우려만큼 높지 않아 유행을 주도할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으며 ▲ 한국 국민은 대부분 오미크론 대유행 때 감염됐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재감염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정 교수는 이어 "그래도 상당한 규모의 유행이 이어져 다음 주와 그다음 주 정도까지는 정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 교수는 다만 "현재 유행이 전 세계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자료에 바탕을 둔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확진자 수보다 중환자 수를 정확히 예측해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거리두기 재도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작년 델타 변이 유행까지는 거리두기로 유행을 저지할 수 있었으나 오미크론이 등장한 이후로는 강력한 거리두기로 유행 규모를 줄이거나 정점을 미루는 데 효과가 한정적이 됐다"며 "국가의 책임은 일률적인 거리두기를 강요하는 데만 있는 게 아니라 의료·방역대응 역량을 미리 확보하고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4차 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4차 접종은 틀림없이 중환자율이나 치명률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며 밝혔다. 김 교수는 '개발 중인 개량백신을 기다리는 것이 좋지 않나'라는 질문에 "지금 사용 중인 백신도 고령층, 고위험군에서 중증화 ·치명률 감소에 기여하는 만큼 개량 백신을 기다리며 백신접종을 하지 않기보다는 접종을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방역당국이 강조하는 '과학적 근거기반 방역', '국민 자율적 방역'이 사실상 방치가 아니냐는 국민 지적에는 "과학적 방역은 현 상황에서 가질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다 모아서 최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방역의 목표는 중환자와 사망자 수 최소화로, 변이 특성과 백신, 치료제 등을 모두 고려해 정책 결정을 하는 것이 과학적 대책"이라고 밝혔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확진자와 격리자에 대한 정부 지원이 축소돼 자율방역의 수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기 위해 (그 외의) 지원이 축소된 부분이 있다. 송구스럽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본인 부담금이 큰 중환자나 입원 치료에 대한 치료비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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