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이병주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오장육부로 거론되는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이 언론을 통해 낱낱이 까발려지면서 대한민국 성난 민심이 들끓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각 지방의 시민단체와 교수 및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으며 박 대통령을 향한 탄핵과 하야 등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연출되고 있다.


이는 결국 박 대통령은 자신의 오장육부로 거론되는 최 씨로 인해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보수당과 보수진영 역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 씨의 국정 농단으로 인한 민심 악화로 내년 대선에서 진보진영에게 정권을 내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진영, ‘대권주자들 전면 나서야’


이 때문에 보수진영 일각에서는 대권주자들이 나서서 새누리당과 보수진영을 구해내야만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여권 대선주자로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꼽힌다.


유승민 의원의 경우 국민 눈높이에서 옳은 말을 잘하고, 친박계와는 달리 직언직설을 하는 성향이어서 좋은 카드가 될 수 있으나, 소신이 너무 강해 친박계와 소통이 어려워 당을 하나로 묶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오세훈 전 시장, 김문수 전 지사는 지난 총선에서 낙마 했고, 원내 인사가 아니어서 당을 수습하는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고, 경기도정을 우선해야 하는 남경필 지사도 마찬가지다.


선당후사의 정신…‘백의종군(白衣從軍)’


김무성 전 대표의 경우 보수당과 보수진영이 위기 때마다 사심 없이 구원투수로 나서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예로 지난 2012년 3월 19대 총선 공천에서 김 전 대표는 공천 탈락이 확실해지자 탈당 뒤 무소속 출마와 신당 창당, 백의종군 등 3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했다.


한 때 친박계 좌장이었던 김 전 대표는 2009~2010년 원내대표 출마 문제와 세종시 수정 논란을 거치며 친박계에 의한 공천학살의 희생양이 됐다.


이에 김 전 대표가 3가지 선택지 중 신당 창당 카드를 선택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그의 선택은 백의종군이었다.


김 전 대표는 당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파 분열의 핵이 돼서는 안 되므로 백의종군 하겠다”며 당 잔류를 선택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며칠간 인생 최대의 고민을 했고, 결심의 판단 기준은 ‘보수 우파 정권 재창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당과 동지를 떠나면서 국회의원 한 번 더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정도로 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해도 당선 가능성이 높았으며, 상도동계를 중심으로 낙천 대상자들과 신당 창당까지 고려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러한 선택지들을 다 물리치고 보수 세력이 분열해서는 안 된 다는 이유로 자신을 내친 당에 끝까지 남았다.


만약 김 전 대표가 탈당해 신당을 창당했더라면 다른 낙천자들의 연쇄탈당과 부산 지역 판세 등에 큰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대체적이었다.


김 전 대표의 백의종군 선택에 당시 새누리당은 “당이 김무성 의원에게 빚을 지게 됐다”며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위원장도 기자들에게 “김무성 의원이 어려운 결정을 하셨다고 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권재창출 위기감…구원투수로 나선 ‘무대’


이후 대선에서는 안철수 열풍과 캠프 내 불협화음으로 박근혜 대선캠프가 크게 위축됐던 상황에 당과 보수진영을 위해 백의종군을 택했던 김 전 대표가 중앙선대위총괄본부장으로 복귀한다.


당시 김 전 대표는 별다른 직책을 맡고 있지 않았던 상황이었지만, 야권에서 안철수·문재인 단일화가 논의되면서 정권재창출에 대한 위기감이 드리워진 것과 더불어 친박계 인사들 중 집권여당의 거대 조직을 장악할 만한 정치력을 가진 인사가 없었기에, 박근혜 후보는 김 전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선대위총괄본부장으로 복귀한 김 전 대표는 야전침대에서 먹고 자며 대선을 총 진두지휘한 결과, 박근혜 후보를 대권에 올려놓고야 말았다.


이와 같이 당과 보수진영이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김 전 대표는 보수당의 기치를 내세워 ‘선당후사(先黨後私-개인의 안위보다 당을 위해 희생)’의 정신을 발휘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당과 보수진영을 하나로 묶을 ‘소통의 리더십’


아울러 김 전 대표는 소통을 중요시하게 여겨 통합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 3월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기자 간담회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해 “김 대표께서는 날카로운 개성을 가진, 지도자들의 갈등을 아주 부드럽게 만드는 그런 통합의 리더십을 갖춘 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위원장도 지난 8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양보해서 명분을 주고 실리를 챙기던 ‘무대 김무성’이 그립다”며, 당시 청와대 서별관회의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 3당간 협상이 안 풀리자 답답한 마음에 갈등을 조정할 줄 아는 김 전 대표의 통합의 리더십을 치켜세운 바 있다.


이처럼 최근 수년간 김 전 대표가 걸어왔던 정치 역정을 되짚어 보면, 이번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최대 위기를 맞이한 새누리당과 보수진영을 하나로 묶어 ‘보수 대결집’을 이뤄낼 구원투수로는 김 전 대표가 적격이라는 분석이 보수진영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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