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인뉴스=박예림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해외를 불문하고 스타트업에 지분투자와 인수합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체 연구 개발을 통한 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딥러닝·인공지능(AI)·로봇·자율주행 등 차세대 기술관련 스타트업들의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등 4차 산업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나선 것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벤처투자는 미국의 스타트업인 ‘룸(Loom).AI'에 300만달러(한화 약 32억원)을 초기 투자했다.


‘룸.AI'는 실제 사람의 얼굴을 3D 아바타화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딥러닝과 컴퓨터 비전 기술, 시각 효과 등을 활용하는 기술이다.


이는 갤럭시 S9시리즈 ‘AR 이모지’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전면 카메라로 AR이모지 모드를 선택한 뒤 셀카를 찍으면 나를 닮은 캐릭터가 화면에 등장하고 실시간으로 표정을 따라한다.


업계는 삼성이 AI 이모지에 국한해서만 이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영상채팅 등 새로운 부문에 활용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얼굴을 딴 3D 아바타를 영상채팅에 사용하는 특허를 취득했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달 25일에는 독일 로버트보쉬 벤처캐피탈, 이스라엘 소재 벤처캐피탈 등과 함께 이스라엘 딥러닝 업체 ‘알레그로’에 1100만달러 규모를 투자했다.


알레그로는 구글 개발자 출신인 너 바레브 대표가 2016년 창업한 기업으로, 자율주행, 드론 등에 적용되는 데이터 처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AI업체 ‘오디오버스트’, 스웨덴 AI기반 이미지 및 지도제작 스타트업 ‘맵필러리’에도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들을 선보인바 있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삼성페이’는 지난 2015년 2월 ‘루프페이’를 인수한 뒤 출시됐다. 루프페이는 마그네틱 결제 시스템을 자기장으로 구현해 기기를 카드리더기에 대기만 해도 결제되는 방식의 시스템이다.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서비스인 ‘빅스비’ 또한 지난 2016년 10월 음성비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비브랩스’를 인수하고 나서 제공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전략혁신센터(SSIC)와 투자 자회사인 삼성 넥스트를 통해 스타트업에 소규모 지분투자를 위주로 하고 있지만 상황과 여건이 된다면 인수합병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역시 스타트업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일 국내 AI전문 스타트업 ‘아크릴’이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 10%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2011년 설립된 아크릴은 감성인식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다.


아크릴이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조나단’은 사용자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에 맞는 답을 해준다.


LG전자는 감성인식 분야에서 아크릴과 협력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로봇 사업에 가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에스지로보틱스와 함께 로봇 사업과 관련한 ‘개방형 혁신’을 시도했으며 올해 1월에는 국내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에 약 9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12%를 취득했다.


두 기업이 잇따라 스타트업에 손을 내미는 것은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어진 시장 여건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또 포화상태에 이른 가전과 반도체를 이을 미래 먹거리 선점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혁신 아이디어와 기술 역량을 외부 수혈하기 위해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와 같은 투자는 기업 자체의 기술과 연관돼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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