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 입찰로 2015년 매출 1조원 첫 돌파…분양수익도 1조원 개막
지난해 3조원·2조원으로 사상최고…지분율 76.09%, 배당금 막대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검찰에 수사의뢰 등, 일벌백계 천명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꼼수 입찰로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팩트인뉴스, 뉴시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꼼수 입찰로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팩트인뉴스, 뉴시스]

[팩트인뉴스=강민철 기자] 정부가 꼼수, 일명 벌떼 입찰로 부당 이익을 챙긴 호반건설(회장 김상열)에 선전 포고했다.

벌떼 입찰은 일부 건설업체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공공 택지 분양에 자사의 여러 계열사를 동원해 낙찰 성공률을 높이는 행위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이 같은 벌떼 입찰로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실제 호반건설은 2015년 자사의 연결기준 매출이 1조2195억원으로 전년(2237억원)보다 433.5% 급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호반건설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같은 기간 분양수익 역시 643%(1559억원→1조1584억원) 수직으로 상승했다.

이 기간 호반건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각각 547.6%(399억원→2854억원), 538.4%(331억원→2113억원) 급증했다.

김상열 회장의 벌떼 입찰이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 같은 선전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호반건설이 2019~2021년에도 벌떼 입찰해서다.

호반건설은 2018년에도 꼼수 분양으로 공분을 샀다. [사진=팩트인뉴스]
호반건설은 2018년에도 꼼수 분양으로 공분을 샀다. [사진=팩트인뉴스]

지난해 호반건설의 매출은 전년(2조3310억원)보다 37.6% 급증한 3조2071억원을 달성했다.

호반건설 사상 처음으로 전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한데 이어, 1년 만에 다시 3조원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분양수익 역시 2조505억원으로 전년(1조3701억원)보다 49.7% 크게 늘었다.

이 같은 꼼수로 김상열 회장 등 사주 일가의 배만 불렸다.

벌떼 입찰로 낙찰받은 23개 공공 택지를 장남 김대헌(호반그룹 기획총괄 사장) 소유의 ㈜호반건설주택 등과 차남 김민성(호반산업 전무) 소유의 ㈜호반산업 등에 양도해 이들 회사가 5조8575억원의 분양 매출과 1조3587억원의 분양이익을 올려서다.

이를 뒤늦게 인지한 공정거래위원회가 호반건설에 608억원 과징금을 부과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이들 호반건설 계열사가 챙긴 부당 이익은 1조2979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김상열 회장 역시 이 같은 호실적으로 막대한 배당금을 챙겼다. 호반건설은 2014년까지 배당하지 않다, 2015년 30억원을 배당했다. 지난해에도 호반건설은 98억원을 배당했으며, 이중 김상열 회장이 74억6000만원 상당(지분율 76.09%)를 가져갔다.

이와 관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정말 화가 난다. 호반건설이 벌떼 입찰로 알짜 공공 택지를 대거 낙찰받은 뒤 아들 회사에 양도해 막대한 부당 이익을 가져갔다”고 지적했다.

호반건설이 서울 송파에 지은 베르디움 아파트. [사진=팩트인뉴스]
호반건설이 서울 송파에 지은 베르디움 아파트. [사진=팩트인뉴스]

그는 “만일 공공 택지 추첨에 참여한 계열사가 페이퍼 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라면 현행법 위반이다. 국토부가 먼저 벌떼 입찰 시기 등록 기준 충족 여부를 조사해, 위법이 드러나면 검찰 등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장관은 “제도보완을 통해 건설업계의 벌떼 입찰 관행을 원천 봉쇄하겠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며 호반건설에 대해 일벌백계 의지를 천명했다.

국토부는 우선 호반건설의 2019~2021년 벌떼 입찰 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한편, 호반건설은 지난해 현재 국내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 11위(32조4920억원)이며, 올해 상반기 현재 42개 계열사에 공정자산 14조6430억원으로 재계 33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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