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법인 차량의 기준이 없다.
이는 차종과 가격 제한이 선진국보다는 덜 하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각종 편법 등이 판을 치고 있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 자동차연구소장)를 주중 만났다.
- 우리나라의 경우 1억원을 호가하는 고급 차량도 법인차로 구입가능 하고,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요.
▲ 고가의 수입차를 개인 부담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드물죠.
국내 고급 수입차는 대부분 법인 차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억원이 넘는 수입차 가운데 90% 정도가 법인차입니다. 2030세대가 람보르기니 등 고가의 수입차를 운전하는 경우, 법인 차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자동차 시장의 시험 무대로 정평이 나 있는데요.
▲ 그렇죠. 고객의 눈높이가 높아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는 말이 정설처럼 됐습니다. 게다가 고가의 수입차 판매가 주요 선진국과 대등한 점도 이 같은 정설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사비가 아닌 회삿돈으로 법인 차량을 구입해 개인이 운행해서죠.
- 해외 완성차 업체에 한국 시장이 천국이나 다름이 없다는 뜻으로 들립니다만.
▲ 사실이죠. 문제는 법인 차량으로 구매해 각종 세제 혜택을 비롯해 차량 유지비, 심지어 주정차위반 등의 과태료도 회사가 낸다는 점이죠.
- 일부 사주나 최고경영자(CEO) 등이 고급 수입차를 구매하고, 이를 비용으로 처리하던데요.
▲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는 직급별로 법인 차량의 차종을 제한하고, 운행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법인이면서도 개인 기업 성격이 강한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은 규정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털어내기식 비용을 법인 차량으로 처리하곤 합니다. 업무 차량을 수시로 구입하고, 바로 중고차로 되파는 등 각종 비용을 터는데 법인 차량을 활용하고 있죠.
- 법인 차량은 각종 혜택 등을 받으면서도 본래 구매 용도와 다르게 사용하고 있는데요.
▲ 일반 운전자는 자동차 관련 각종 세금과 과태료 등으로 고민이 많은 점과 대비되죠? 선진국의 경우 법인 차량의 정의와 규모, 용도에 대해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법인 차량에 대한 운행장부가 있고, 여기에 누가, 언제, 얼마나, 왜 법인 차랴을 사용했는 가를 정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업무용이 아닌 출퇴근용이나 임직원 가족 등의 운행은 상상할 수가 없죠. 싱가포르의 경우는 편법을 막기 위해 법인 차량 운행을 원천 금지하기도 하고요.
- 우리도 선진국 수준의 법인 차량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했는데요.
▲ 15년 이야기입니다. 2000년대 후반 국회가 법인 차량 활용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갖고, 선진국 수준의 법인 차량 제도 마련을 추진했는데요, 이후 흐지부지됐습니다.
관련 법안이 법인 차량 운행 장부를 기록하는 정도로 끝났죠. 법인 차량으로 최고급 수입차가 흔하게 된 배경입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달게 하겠다고 공약했는데요.
▲ 국토교통부가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적용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작업합니다.
다만, 저를 포함한 전문가들은 번호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는데요. 법인 차량 전체에 대한 낙인이 될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특권층이 누리는 새로운 영역으로 법인 차량이 부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비용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 그렇죠. 연두색 번호판 도입하기 위해 각종 제도를 정리하고, 추가로 번호판을 만드는 일도 비용이 상당합니다. 과속단속 측정 역시 상당한 비용을 수반하는 만큼, 일각에서는 혈세 낭비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연두색 번호판에 대해 말이 많은 이유군요.
▲ 국토부의 발표 이후 논란이 많습니다. 단순한 의무나 책임이 없는 연두색 번호판 도입보다 합리적인 법인 차량 운영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연두색은 주홍글씨 일 수도 있고, 특권층의 상징 일 수도 있습니다. 빈익빈 부익부로 사회 양극화가 심각한데, 연두색 번호판이 특권층을 의미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을 정부가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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